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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반응형과연 바람직한 영어 습득 시기란 존재하는 걸까
아직 아기 티를 벗지 못한 3살 4살 아이들이 등에 자기 몸집만 한 가방을 메고 영어 유치원에 등원합니다. 하원 시간이 되면 차례로 줄을 서서 밖으로 나와 셔틀버스를 타거나 엄마 아빠 할머니를 만나 집으로 가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 몇몇은 "Teacher, good bye", "Come here, David" 등 병아리 영어를 구사하며 친구들과 선생님과 재잘거립니다. 뭐, 저희 아이도 마찬가지고요. 5세 때부터 영어 유치원-엄밀히 말하면 학원입니다-이라는 기관을 보내며 아이의 영어 성장을 지켜보고 돕는 중입니다.
"그냥 멋모를 때 보내서 쏼라쏼라 하게 만드는 게 제일이야. 조금만 커도 가기 싫다고 울고불고 거부할 걸."
저를 비롯한 상당수 부모들이 외국어를 본능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시기에 아이가 자연스럽게 배웠으면 하는 하는 바람으로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시거나 다양한 수단을 통해 영어에 노출 시키고 계실텐데요. 부모들이 우스개소리로 던지시는 저 "멋모를 때"를 뜻하는 말이 바로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입니다. 일정 연령이 지나면 그 이후부터는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억지로 공부하여 머릿 속에 집어넣어야 하는 학습의 개념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지요. 이글에서는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리 아이를 이른 나이에 영어에 노출시키는 것에 관한 가치판단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에 관하여
1.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의 정의
(Critical Age) 또는 크리티컬 피리어드(Critical Period)는 언어 습득에 있어서 특정 시기가 중요하다는 이론을 설명하는 개념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언어 습득에 가장 적합한 시기가 존재하며, 이 시기를 놓치면 언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습득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 개념은 언어 발달뿐만 아니라, 심리학, 신경과학 및 인지과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연구 주제입니다.
2.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의 주요 용어
1) 감도의 시기
Critical Period( 크리티컬 피리어드 ) 이론에서 "감도의 시기"는 뇌가 특정 종류의 학습이나 경험에 대해 특별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언어 습득뿐만 아니라 다른 인지적 및 사회적 기술들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 언어 습득과 관련하여, 감도의 시기는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데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시기를 나타냅니다. 이론적으로, 감도의 시기가 지나면 언어 습득이나 다른 인지 기능들을 배우는 데 필요한 뇌의 유연성이 감소할 수 있으며, 따라서 나중에 이러한 기술을 배우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크리티컬 에이지 이론이 교육 정책과 방법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도의 시기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높은 학습 능력입니다. 이 시기 동안 아이들은 새로운 언어의 소리, 구조, 어휘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높습니다.
두번째, 신경적 가소성인데요. 뇌의 구조적 및 기능적 가소성이 최대화되어, 뇌가 새로운 언어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데 유리하다고 하네요. 이것은 뒤에 학자에 관해 이야기할 때 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적응입니다. 이 시기에 언어 노출이 이루어지면, 아이들은 발음이나 문법 구조를 모국어 사용자처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2) 발달의 창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는 '발달의 창'으로도 불리며, 특정 인지 또는 언어 능력이 습득되기 가장 좋은 최적의 학습 시기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시기 동안 아이들은 특히 민감하고 유연하며 이 시기를 잘 활용하면 언어의 음운, 문법, 어휘 등을 습득하는 과정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다양한 언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두 번째 언어 또는 다중 언어를 배우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유럽의 아이들은 여러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부모 간에 국적이 다른 경우가 많고, 국경들이 붙어있다보니 이동도 쉽고 하여 어려서부터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매체들을 접할 수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나라에서는 모국어도 자리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에 대해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견해도 많은데, 유럽 쪽의 경우를 생각해보며 시사하는 바를 잘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3. 연구 및 논쟁
1) Lenneberg(렌네버그)의 이론
크리티컬 피리어드(Critical period)는 1960년대에 Eric Lenneberg(에릭 렌네버그)에 의해 알려졌는데요. 그는 언어 습득에 크리티컬 피리어드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대략 2세부터 사춘기까지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이론을 뇌의 발달과 plasticity플라스티시티(가소성)에 기반을 두었는데요. 뇌가소성이란 뇌의 구조와 기능이 경험에 의해 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뇌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손상을 입었을 때 회복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뇌가소성은 인간의 일생 동안 계속되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렌네버그의 주장에 따르면, 언어를 배우기 위한 뇌의 구조적 및 기능적 변화는 특정 발달 시기에 가장 활발히 일어납니다. 그는 뇌의 가소성이 특히 어린 시기에 가장 크며, 이 시기에 언어 노출이 이루어져야 자연스러운 언어 습득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시기가 바로 크리티컬 피리어드(Critical period)인 것이지요.
렌네버그는 뇌가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영역으로 기능을 재분배할 수 있는 능력이 어린 시기에 더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손상을 입었을 때,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더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 뇌의 가소성이 감소하고, 언어 습득에 필요한 뇌의 조정 능력이 줄어듭니다. 이는 뇌의 신경 회로가 점점 고정되고, 새로운 언어 습득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머리가 굳어간다'는 것이지요.
2) Critical period 에 대한 반론과 사족
일부 연구자들은 뇌가 일생동안 플라스티시티를 유지한다고 주장하며, 성인도 새로운 언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반박합니다.
그들은 먼저 뇌의 지속적인 가소성을 근거로 제시하는데요. 신경과학자들은 뇌가 성인기에도 가소성을 유지한다고 주장합니다. 성인도 새로운 언어를 학습할 수 있으며, 비록 학습 속도나 효율성이 어린이에 비해 떨어질 수 있지만, 충분한 노출과 연습을 통해 높은 수준의 능력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뇌가 평생 동안 학습과 적응의 능력을 유지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이런 주장만 놓고 보면 아무리 뇌가 평생 가소성을 유지한다 해도 성인기가 되면 언어 습득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어쨌든 크리티컬 피리어드를 지나 두 번째 언어를 배울 때 모국어 습득자와 같은 수준을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지는 건 맞는 듯합니다.
또다른 반박 근거로 언어 습득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들 수 있는데요. 언어 습득에는 다양한 요소가 관련되어 있으며, 각 개인의 경험, 학습 환경, 개인적 특성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언어 습득에 필요한 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이 발달기를 넘어서도 계속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크리티컬 피리어드가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은...언어 습득의 개인차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이러한 개인차는 모국어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로 발현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언어 습득의 사회 문화적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습득은 단순히 뇌의 생물학적 기능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상황에 깊이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지요. 사회적 상호작용, 문화적 노출, 교육 방법 등이 언어 습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크리티컬 피리어드를 넘어서도 효과적인 언어 학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이 부분은 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사춘기를 지나, 또는 성인이 되어서 효과적인 언어 학습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 연령에 접어든 사람들은 이미 모국어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틀이 형성되었고, 모국어에 기반한 문화에서 성장하였으며 모국어로 이루어지는 교육을 받고 자라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이민을 가는 상황은 일단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사춘기나 성인기 이후에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제 학령기가 되면 모국어로 교과를 공부해야 하고 대부분의 사회적 상호작용이 모국어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게 되겠지요. 이들은 이미 외국어를 들을 때조차 모국어의 망으로 한번 필터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스개소리로 옛날에 가수 유승준의 노래 중에서 "Can you hear me out there?" 라는 가사를 친구들끼리 "(김밥에) 김이 없대~"라며 웃곤 했었죠...이들에게 크리티컬 피리어드 시기 수준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 학습 방법에 관해서는 더 많은 논의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쨌든 어릴수록 좋다
저의 결론은 아직까지는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같은 EFL환경의 나라에서는 오랜 시간 영어만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영어 유치원이라는 기관은 어쨌든 영어만 써야 하는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으니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는 ESL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자연스러운 습득'이 아닌 '강요된 학습'으로 왜곡되는 것이겠지요. 소위 Critical Period(크리티컬 피리어드) 동안 외국어에 노출시키는 것은 필터링 없이 그 언어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그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아이들 중에서 가장 발표를 잘하고 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영어 유치원 말고도 우리 주변엔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도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부모는 곁에서 지켜보며 우선 아이가 즐겁게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조력자의 역할을 해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아이가 그렇게 습득한 언어를 후에 어떻게 이용할 지, 학습의 과정으로 넘어가며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고민하는 것은 나중의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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